최근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만난 자리에서 두 정상 간의 격렬한 언쟁이 벌어졌습니다. 이번 회담은 우크라이나 안전보장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자리였지만, 끝내 감정적인 충돌로 이어지며 정상회담이 조기 종료되었습니다. 또한, 예정되었던 공동 기자회견과 광물협정 서명식까지 모두 취소되면서 미국과 우크라이나 간의 관계가 한층 더 불안정한 상태로 남겨졌습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 상황을 두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만 외교적 승리를 거둔 셈"이라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회담에서 벌어진 상황을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백악관에서 벌어진 격렬한 설전
이번 회담 초반,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은 비교적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서로를 맞이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입구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을 환영하며 인사를 건넸고, 양국 정상은 악수를 나누며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전장에서 보여준 용맹함을 칭찬하며 분위기를 띄우는 듯 보였습니다.
그러나 약 50분간 진행된 사전 기자회견에서 상황은 급격히 악화되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신은 카드를 손에 쥐고 있지 않다"며 젤렌스키 대통령을 강하게 압박했고, 이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리는 카드놀이를 하고 있는 게 아니다"라고 맞받아쳤습니다. 이에 배석한 J.D. 밴스 미국 부통령까지 트럼프 대통령 편을 들며 젤렌스키 대통령을 강하게 몰아붙이면서 갈등이 고조되었습니다.
푸틴을 둘러싼 갈등 심화
트럼프 대통령은 한 기자의 "푸틴 대통령에게 지나치게 동조하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푸틴에 대한 젤렌스키 대통령의 혐오 때문에 종전 협상이 어려워지고 있다"라고 발언하며, 오히려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책임을 돌렸습니다. 이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영토인 크림반도를 불법 병합하고 전쟁을 일으킨 장본인"이라며 강하게 반박했습니다.
이에 대해 밴스 부통령은 "당신 나라의 파괴를 끝낼 외교를 이야기하는 것"이라며 젤렌스키 대통령을 강하게 질타했습니다. 이어서 그는 "백악관 집무실에서 미국 언론 앞에서 이렇게 따지는 것은 무례한 일"이라고 주장하며 감정적인 대립이 더욱 심화되었습니다.
우크라이나 안전보장 문제를 둘러싼 충돌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이 현재 대서양을 사이에 두고 있어 안전할지 모르지만, 미래에는 위협을 느낄 수 있다"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안전보장이 결국 미국의 안보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종전협상 이후 유럽 내 평화유지군 배치와 미국의 안전보장 조치가 필수적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은 유럽의 문제"라며 미국이 종전 이후에도 개입할 의사가 없음을 명확히 했습니다. 그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발언에 불쾌한 기색을 보이며 "우리가 무엇을 느낄지 우리에게 지시하지 말라"라고 일축했습니다. 밴스 부통령도 "미국 언론 앞에서 입장을 변호하는 것은 실례"라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감사를 표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당신은 지금 좋은 상황이 아니다. 3차 세계대전을 걸고 도박을 하고 있다"며 강하게 압박했습니다. 또한 "우리는 협상을 할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철수할 것"이라며 "미국이 철수하면 우크라이나는 혼자 싸워야 할 것이고, 그 결과는 끔찍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공동 기자회견 및 광물협정 서명식 취소
양국 정상 간의 감정적인 충돌이 이어지면서 정상회담은 조기에 종료되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동 기자회견과 광물협정 서명식을 모두 취소했고, 젤렌스키 대통령도 백악관을 떠났습니다. NYT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굳은 표정으로 대기 중이던 검은 SUV를 타고 자리를 떠났다고 보도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은 평화를 위한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판단했다"며 그의 태도를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이어 "그(젤렌스키 대통령)는 백악관 집무실을 모독했다"며 "그가 평화를 원할 준비가 되면 다시 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미국-우크라이나 관계의 불확실성
이번 회담 이후 미국과 우크라이나의 관계는 더욱 불확실해졌습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번 일을 계기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을 대폭 줄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으며, 이는 전장에서의 전세를 러시아 쪽으로 더욱 기울게 만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이 종전협상 과정에서 이미 우크라이나와 유럽을 배제한 채 러시아와만 협상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는 점에서, 이번 사태는 우크라이나와 유럽을 더욱 고립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또한, 미국 역사상 대통령이 동맹국 정상에게 이처럼 공개적으로 적대적인 태도를 보인 사례는 거의 없다는 점에서 이번 회담은 향후 국제 외교 관계에도 큰 파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결론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 간의 이번 회담은 협력보다는 대립으로 끝이 났습니다. 정상회담이 감정적인 충돌로 인해 조기에 종료되고 공동 기자회견과 광물협정 서명식이 모두 취소되면서, 미국과 우크라이나 간의 관계는 한층 더 불안정해졌습니다. 향후 트럼프 행정부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을 축소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전장의 전세가 러시아에게 유리하게 흐를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번 회담은 미국과 우크라이나의 협력 관계를 시험하는 중요한 순간이었지만, 결과적으로 양국 간의 신뢰가 흔들리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향후 국제 사회가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그리고 미국의 외교 정책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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